본능적 행동의 방출자
일단 체내에서 어떤 형태의 본능적 행동을 할 준비가 되면 반응을 촉발할 외부자극이 필요하다. 노벨상 수상자(1973)인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N. Tinbergen 박사와 그 제자들은 이 같은 외부자극이 본능을 실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산란시기에 세뿔큰가시고기 암컷은 붉고 배부른 수컷을 따라 수컷이 알을 낳도록 준비해 놓은 둥지까지 간다. 그렇지만 암컷은 자기 앞에 나타나는 조그마한 붉은 목표물만 있으면 거의 아무것이나 따라간다. 암컷이 한번 둥지에만 들어가면 수컷이건 붉은 목표물이건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무 물건으로나 암컷의 꼬리 아래부분을 건드리면 알을 낳을 것이다. 그것은 세뿔큰가시고기 각각의 행동마다 내적으로 각각의 자극을 주도록 장치되어 있고 각 행동을 유발시키기 위하여서는 한 가지씩의 신호가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본능적 행동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신호를 방출자(releaser)라고 한다. 주어진 반응이 한번 방출되면 유효자극이 즉시 제거되어도 행동은 완성될 때까지 계속된다. 세뿔큰가시고기의 꼬리 기부를 한번이나 두 번만 건드리면 방란에 관여하는 모든 근육의 활동이 유발될 것이다. 화학적 신호(예, 페로몬)들은 개미나 벌 또는 진드기 같은 사회적 곤충에게는 중요한 방출자 역할을 한다. 이 같은 동물들 중 많은 것들은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페로몬을 분비하는데 이 같은 페로몬들은 경고행동이나 짝짓기 행동 또는 동종의 다른 개체가 먹이를 찾는 행동 따위를 유발한다.
Tinbergen이나 그외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동물들은 부적합한 방출자에 대하여 반응하도록 쉽게 유도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자기 영역을 지키는 개똥지빠귀수컷은 가슴에 붉은 털이 없는 다른 수컷의개똥지빠귀 박제 표본은 공격하지 않고 붉은 털뭉치에 대해서는 계속 공격을 한다. 어떤 비적합자극은 정상적인 적합자극보다 더 효과적인 방출자 역할을 한다. 얼핏 보기에 그러한 행동은 비적응적인 것 같지만 우리는 최종 판단을 내리기 전에 두 가지 사실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첫째로 동물행동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자(소위 동물행동학자)에 의해서 창안된 비적합자극은 자연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로 우리 눈에는 전적으로 비적합자극처럼 보이는 자극의 효과가 동물행동 전체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동물들은 자기가 받아들이는 전감각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반응한다. 모든 동물들은 수많은 시각, 청각, 후각 등의 자극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그렇지만 진화과정을 통해서 동물들은 이 다량의 감각자료를 여과하는 신경계를 진화시켜 왔다. 그리고 동물들은 종의 진화과정 중에서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해왔던 것들에만 반응을 한다.
주기적 행동과 생물학적 시계
가을철에 조류의 이주충동은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되는 동물행동의 한 예이다. 그러한 행동을 규칙적 또는 주기적 행동이라고 말한다. 규칙적 행동의 주기는 짧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1년이 되는 것도 있다. 실험실에서 키우는 일반적인 쥐는 매우 짧은 주기를 나타내는 예로서 먹이를 항상 먹을 수 있게 주어도 보통 2시간 간격으로 먹는다.
대부분의 동물은 하루를 주기로 그 행동을 바꾼다. 예를 들면 야행성 동물들은 24시간 중 한 번 활동을 한다. 초파리는 새벽에 다수의 알을 부화한다. 당신은 아마 그러한 주기적인 행동이 단순히 빛과 어둠의 일주기적 변화에 대한 반응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것은 완전한 답이 못 된다. 동물을 일정한 환경조건(즉 실험실에서 계속 불을 켜놓는 조건)에 놓아둘지라도 이러한 주기적인 행동은 계속한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은 일정한 방향에서 변화될지 모른다. 다시 말하면 행동주기가 정확히 24시간에서 23시간이나 25시간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이러한 이유로 이 같은 일주기를 라틴어로 circadian이라 하는데 'circa'는 대략(about)이란 뜻이고 'dies'는 하루(day)라는 뜻이다. 주야가 교차되는 자연상태에서는 이러한 주기는 대부분 정확하게 24시간 주기에 정확히 맞춰져있다. 어떤 형태의 행동은 1년 중 정확한 예정시간에 일어난다. 조류의 이주행동이 한 예이다. 대부분의 이런 반응은 낮과 밤의 상대적 길이에 의존한다.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이러한 활동은 광주기(photoperiod)의 변화에 의해서 조절된다.
광주기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은 생물이 일조시간이나 밤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기작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어떤 생물은 일조시간을 측정할 수 있고 또 다른 생물은 밤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다시말해 이러한 생물들은 어떤 종류에 생물학적 “시계”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생물학적 시계 작용기작의 정확한 성질은 아직 알려진 바 없지만 여러 가지 생리적 활동이 생체에 세포, 조직, 기관내에서 24시간 주기를 가지고 하루 중 변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생물학적 시계가 광주기를 측정함으로써 생물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독립해서 내부환경의 24시간 주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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