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적응의 중요성
이 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행동양식에 대하여 강조해 왔다. 이 각각의 행동은 소위 행동의 기구, 즉 감각수용기, 신경계의 순환, 근육의 체제 등에 의존하여 일어난다. 현재까지는 무엇이 특정한 행동을 유발하는가 하는 질문에 시각적 자극이나 페로몬 등에 의해 행동이 어떻게 유도되는가에 의문을 가져왔다. 달리 말하면 오늘날 행동학에 관한 우리의 주된 관심사는 동물행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제 행동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넓혀보자. '무엇이 행동을 유발시키는가'하는 것보다는 ‘왜 동물들이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관심을 가져 보자.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의 관심은 동물의 일생 중에 특정한 행동양식으로 적응하는데 이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양식은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이나 신경계의 구조가 변화되는 것과 같이 종이 진화해 가는데 있어 그 유산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다.
동물들은 그들이 살아나가는데 (1) 먹는 것, (2) 잡혀 먹히는 것을 피하려는 것, (3) 물리적 환경에서 생존하려는 것, (4) 다음 세대로의 유전자를 전달하려는 것 등 4가지 필수적인 본능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본능에 부딪쳤을 때 동물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우선 교배나 어린새끼를 키우는 일들을 같은 종내의 구성원끼리만 제한적으로 수행하는 독자적 종(solitary species)의 예를 알아보고 그 다음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곤충이나 일부 척추동물과 같이 가족이란 한계를 뛰어넘어 서로 의사전달과 함께 협동생활을 하는 사회적 종(social species)의 예를 검토하기로 한다.
먹이행동
동물들의 먹이에 대한 취향은 다양하다. 25cm나 되는 주둥이를 가지고 있는 나방의 경우 단 한 종(25cm의 화밀을 갖는 열대성 난초)으로부터 그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고도로 특수화되었으나 다른 것들은 먹이를 취하는 데 있어 일반적인 법칙을 따른다. 즉 그들에 있어서 먹는 문제란 먹을 수 있는 폭넓은 종의 범위와 주어진 시간에 먹이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다. 보통 동물들은 먹이를 선택하고 먹이에 대한 욕구가 감소되는 시점까지 그것에 집중한다. 먹이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필요하고 에너지는 먹이를 찾는데 필요하다. 따라서 동물들은 먹이를 구하는 데 비용 - 이윤의 비율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 동물들은 첫번째 먹이의 비용-이윤 비율이 두 번째의 것보다 높을 때 한 먹이로부터 다른 먹이로 이동하게 된다.
먹이를 찾는데 에너지 비용을 감소시키는데는 먹이유형에 대한 통찰력을 발달시켜 이용한다. 우리는 꿀벌들이 먹이의 색깔, 냄새, 형태 등을 식별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어떻게 발달시켜 왔는가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 그들은 정찰벌이 더 먹이가 풍부한 곳으로 유인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먹이 장소로 되돌아오곤 한다. 어떤 종에 있어서는 먹이 그 자체보다는 그들의 노력에 대해 계속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장소(많은 경험을 가진 어부가 큰 송어가 숨어있는 곳을 알고 있는 것과 같이)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적극적으로 먹이를 포획하기 보다는 덫이나 함정 등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여 쉽게 구할 수 있는 곳까지 먹이를 유인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인 꿀벌이나 곤충들은 먹이를 구하는 데 서로 협동한다. 이와 같은 예는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는데 늑대의 경우 무리를 지어 사냥하기도 하고 포획하며 이를 서로 나누어 갖는다.
방어행동
방어행동의 유형은 동물계 전반을 통해 볼때 매우 다양하다. 그들은 포식자로부터 단순히 도피하는 것으로부터 방어 무기를 이용하거나, 위장, 모방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서로 협동하여 포식자에 대항하기도 한다. 동물들이 풀을 뜯을 때 무리 중의 하나는 감시역할을 담당하다가 위험이 닥치면 경보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많은 종의 새들은 서로 협동하여 매나 부엉이 등과 같은 포식자들에 대항하기도 한다.
물리적 환경에서의 생존
대부분의 동물들은 특정 범위의 온도, 염분도, 습도내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포유동물이나 조류 등은 그들 내부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항상성 유지를 위해 다양하고도 효과적인 기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응범위가 넓다. 그러나 어류나 양서류와 같은 하등한 척추동물이나 무척추동물들은 물리적 환경에 대한 적응범위가 좁은 것 같다. 예를 들어 딱정벌레(Porcellio)는 육상생활을 하는 갑각류로서 건조한 공기중에서는 오랫동안 생존할 수 없다. 상대습도가 감소됨에 따라 동물들은 운동성이 증가하게 되고 상대습도가 증가되면 운동성은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행동 결과 동물들은 점차적으로 습도가 높은 지역으로 모여들게 된다. 운동의 방향과 습도가 높은 지역의 방향 간에 상관관계가 없다 할지라도 이러한 현상은 일어난다(만일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다면, 이 반응은 주성이라 할 수 있다.
꿀벌들은 벌집내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서로 협동한다. 뜨거운 날에는 일벌 중의 일부가 입구에 서서 날개짓을 하여 벌집을 환기시키며, 먹이를 구하러 다니는 벌들은 물을 날라와서 물을 기화시킴으로써 벌집을 식혀준다. 추운 날씨에는 서로 떼를 지어 몸을 붙이고 날개짓하여 열을 발생시키며 그 중 중간에 있는 벌들은 통로를 만들어 열 손실이 가장 많은 가장자리에 열이 전달되도록 한다.
생식행동
대부분의 동물들은 암컷이 배우자를 선택하며 수컷들은 배우자로 선택되기 위해 서로 경쟁을 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많은 종의 수컷들이 구애행위를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참새의 수컷과 같이). 때로는 구애행위가 수컷과 암컷의 생식기관이 교미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많은 종의 수컷은 자기 영역을 설정하고 이를 침범하는 다른 수컷들에 대해 방어를 하며 양육을 위해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암컷을 유혹한다. 포유동물에서 영역은 새끼를 양육하는 장소로서 이용되지만 조류에 있어서는 일정한 영역을 정하여 먹이를 얻는 장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자기 종의 다른 구성원에 의한 영역침범에 대해서 방어하기도 한다.
수컷들 사이에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싸움이 벌어지지만 이는 위험스러운 것이라기보다는 의식적인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싸움에서 패배하는 수컷의 경우는 영역을 차지하지 못하고 추방된다. 일정한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것들에서보다 그렇지 못한 것이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높다 할지라도 만일 영역내에 살고 있던 수컷이 죽게되면 집없는 수컷들이 그 영역을 다시 차지하게 된다.
사회적 집단을 이루며 살아가는 척추동물의 경우 때때로 지배계급이 형성되기도 한다. 닭장 속에 있는 닭들의 “먹이 쪼는 순서”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일단 계급사회에서 자기 위치가 정해지면 그것을 스스로 깨닫거나 묵인하게 되어 먹이나 짝짓기에 대한 경쟁이 급격히 둔화된다. 계급사회에서 하위계급에 있는 수컷은 거의 새끼를 양육할 수 없으며 지배자들이 남긴 음식들을 먹으며 살아가게 된다. 하위계급에 있는 것들은 기아, 좋지 못한 환경조건, 질병 등에 기인한 스트레스에 의해 보통 먼저 죽게 된다. 이러한 모든 형태의 생식적 행위는 진화의 원동력인 동시에 산물이다. 구애행위나 영역을 차지하는 행위 그리고 계급조직에 따른 행동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진화과정 중 선택됨으로써 다음 세대로 성공적으로 전달된다는 것을 우리는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다.
요약
대부분의 행동이 선척적 요소(본능적 행동)와 후천적 요소(학습을 통한 행동)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지만 이들을 구분하는 것이 편리하다. 선천적 행동은 감각에 의한 것으로서, 즉 주어진 자극이 정형화된 반응을 유발시킨다. 동물들은 그들에게 효과적인 자극이 되는 환경변화의 양과 질에 대해 매우 선택적이다. 이들의 신경계에는 풍부한 감각정보가 있어 그들의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느껴질 때에만 행동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연구자들은 때때로 동물의 환경에서는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신호를 이용하여 “부적절한 행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후천적 행동(학습을 통한 행동)은 경험에 의해 변형된 행동형태이다. 그러므로 후천적 행동은 기억을 필요로 한다. 포유류에 있어 장기전위화는 시냅스의 변화를 포함하고 있으며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고 조건반응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한 훌륭한 모델을 제공하였다. LTP를 나타낼 수 없는 생쥐는 어떤 형태의 기억을 형성하지 못한다.
어떤 고등동물들은 추상적인 개념, 즉 발달된 개념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행동은 주성(taxes)이나 단순한 반사운동과 같은 선천적 행동과는 매우 다른 반대적인 개념이다. 동물의 행동에서 선천적, 후천적 요소가 어느 정도로 기여하게 되는가를 떠나서 동물은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다음과 같은 필요요인이 있을 때 행동하게 된 다. 즉 (1) 먹이를 구하려 할 때, (2) 적으로부터 도피할 때, (3) 주위 환경의 물리적 조건으로부터 오는 생명의 위협을 피하려 할 때, (4) 생식을 원할 때 등이다. 꿀벌이나 흰개미, 척추동물의 일부 종과 같이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을 필요로 할 때에는 서로 협동하여 행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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