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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logy World

피토크롬

by N.biologists 2022. 7. 12.

피토크롬

광주기성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매우 민감한 빛 감지기작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장야 상태에 있는 도꼬마리가 밤 동안 잠깐 비춰진 섬광에 의해 개화하지 않음을 보았다. 이때의 섬광은 매우 약한 빛으로써 보름달의 빛보다 밝지 않은데도 개화 억제에 효과적이었다. 주황-적색을 띠는 660 nm 파장의 빛이 도꼬마리의 개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그리고 밤이 매우 긴 상태에 있는 시금치의 꽃을 피우는 데에도 같은 파장의 빛이 매우 효과적이다. 이런 사실은 식물에 주황-적색광을 강하게 흡수하는 색소가 포함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도꼬마리의 개화에 미치는 주황-적색광(660nm)의 저해효과는 근적외광을 비춤으로써 완전히 극복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근적외광은 가시광선보다 약간 긴 파장의 빛이다. 730 nm 파장의 빛이 주황 - 적색광의 저해효과를 뒤집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작용은 완전히 가역적이다. 8(1/2)시간의 밤 동안 도꼬마리는 교대로 되풀이되는 주황-적색광과 근적외광에 의해 몇 차례라도 방해받을 수 있다. 개화의 여부는 마지막으로 비춰진 빛의 파장에 좌우된다. 최종적으로 주황-적색광이 조사되었으면, 개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근적외광이 최종적으로 조사되었다면 그 이전에 상당한 양의 주황 - 적색광이 조사되었더라도 개화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가역적 효과는 가역적 색소의 존재를 암시한다. 한 상태에서 색소는 주황-적색광을 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색소는 근적외광을 흡수하는 상태로 전환된다. 근적외광 흡수형태는 근적외광의 조사에 의해 주황-적색광 흡수 형태로 다시 전환된다. 이 색소를 피토크롬(phytochrome)이라고 한다. 주황-적색광 흡수형태는 Pr로, 근적외광 흡수형태는 PFR로 표시한다. 두 형태는 다음 그림과 같이 상호 전환된다. 피토크롬은 식물체내에 극히 적은 양이 포함되어 있으나 식물조직으로부터 추출될 수 있었다. 피토크롬은 흡수하는 성질을 지닌 보결원자단이 결합된 단백질이다. 피토크롬이 광스펙트럼상에서 적색 파장 말단부의 빛을 매우 강하게 흡수하므로 그 색이 청색일 것으로 추정한다.

 

광주기성을 조절하는 피토크롬의 작용은 두 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 첫째, 태양광선에는 근적외광(730 nm)보다 주황-적색광(660nm)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저녁이 되면 식물 잎에 있는 모든 피토크롬이 PFR 형태임을 의미한다. 둘째, Pr은 안정한 물질인데 비해 PFR 은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어둠 속에서 PPR는 점차 Pr로 다시 변환된다. 이러한 변환에 걸리는 시간에 때문에 식물이 시계처럼 밤길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사실상 암기 초기에 근적외광을 다량 조사한 도꼬마리는 6(1/2)시간의 짧은 암기 후에도 개화한다. 아마도 근적외광에 의해 PER는 곧바로 Pr로 바뀌었을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2시간 이상의 암기가 더 필요했을 것이다. 근적외광을 다량 조사하더라도 여전히 어느 정도의 암기가 필요한데, 이는 개화되기 위해서는 어둠 속에서 다른 화학반응이 일어나야만 함을 말해 준다. 이 화학반응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도꼬마리의 개화에 긴 밤시간이 필요함은 피토크롬의 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PER는 잎으로부터 화성소가 방출되는 데 필요한 화학반응을 저해한다. P』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도꼬마리는 (1) 일몰 후에 존재하는 모든 PP을 PR로 바꾸고, (2) 화성소 방출을 야기하는 잘 모르는 부가적 반응을 수행하는데, 8(1/2) 시간의 암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 반응이 한번 비춰진 섬광 (660 nm 의 빛을 포함한 것)에 의해 저해된다면, 이는 Pr이 곧바로 PFR 의 형태로 재전환되어 밤 동안의 작업을 무효화했기 때문이다. 그 후에 근적외광을 조사하면 색소는 다시 PR로 바뀌어 화성소 방출을 일으키는 반응을 끝낼 수 있다. 암기 초에 근적외광을 조사하면 PER 이 자발적으로 PR 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제거하므로 시계를 2시간 정도 지나서 맞춘셈이 된다.


시금치와 같은 단야식물이 개화하는 데에는 PAR이 필요하다. 밤에 한 차례 잠깐 조사된 주황-적색광에 의해 일몰 이후에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PER에서 PR로의 전환 반응이 역행해서 일어난다. 이렇게 해서 장야 상태에 놓인 식물이라도 개화가 가능해진다. 사실 시금치는 밤이 전혀 없이) 계속 빛을 비춰준 경우에 모든 피토크롬이 PFR 형태가 되면 개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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