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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logy World

유기분자의 비생물적 합성

by N.biologists 2022. 7. 24.

유기분자의 비생물적 합성


생물이 최초로 출현한 당시의 지구상태는 현재 상태와 달랐기 때문에 Oparin 의 가설이 더욱 타당해 보인다. 유기분자가 원시 대양에 농축되기 위해서는 유기물의 구성성분과 합성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풍부해야 한다. 목성이나 토성의 대기중에는 메탄(CH4)과 암모니아(NH3)가 함유되어 있다. 원시 지구의 대기중에 이 두 가지 기체와 수증기(HO)가 존재하였다면, 유기분자를 합성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요소들은 갖추어진 셈이다. 태양으로부터의 방사능과 자외선, 화산활동에 따른 막대한 열의 분출과 번개 등은 합성과정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서 작용할 수 있었다. 또한 Oparin의 가설에 따르면 초기 지구의 대기중에는 산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대기가 환원상태(reducing atmosphere)일 때는 새롭게 합성된 유기분자가 무기물로 산화되는 것이 방지된다. 원시 지구의 대기에는 산소가 거의 없는 환원상태였음을 나타내는 뚜렷한 지질학적 증거들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생화학을 전공하던 대학원생 밀러(Stanley Miller)는 그의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실험장치를 제작하고 이 기구속에 물, 메탄, 암모니아 및 수소를 채웠다. 산소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러한 혼합물을 계속하여 끓이면서 순환시키고 한쪽에서는 냉각기를 작동시켰다. 두 개의 전극사이에서 전기방전이 계속 일어나는 둥근 플라스크 장치 속에서 혼합 기체를 순환시켰다.

 

이러한 장치를 계속 가동한 지 1주일이 지난 후 Miller는 종이 크로마토그래피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몇 가지 아미노산뿐만 아니라 유기분자들이 합성된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Miller의 실험결과에 고무되어 실험과정을 다소 변경하고, 처음 주입하는 성분 물질이나 에너지원에 변화를 주어 실험을 시도하는 과학자들이 뒤따랐다. 생물체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의 단순한 성분 요소(예를 들면 뉴클레오티드)의 대부분이 이러한 실험에 의하여 합성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화학반응은 태양계내의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1969년 9월 28일 오스트레일리아 Murchison 근처에 떨어진 운석을 조사한 결과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유기분자들이 함유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운석에 포함된 유기물 성분의 종류와 상대적 함유량이 Miller 의 실험장치에서 나타난 결과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운석이 떨어진 후에 지구상의 유기분자로 오염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여러가지 증거에 의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첫째, 분석에 사용된 일정 시료는 운석이 떨어진 당일에 바로 채취하였고, 오염되지 않도록 대단히 주의하여 실험을 수행하였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지구상의 단백질에서 항상 발견되는 특정한 아미노산은 검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단백질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몇 가지 아미노산이 검출되었다는 점이다. 더욱 정교하고 대단히 중요한 증거가 확인되었다. 아미노산에는 두 가지의 광학 이성질체(optical isomer)가 존재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단백질을 합성할 때는 L-형의 아미노산만을 이용한다. 그러므로 Murchison의 운석이 떨어진 후 지구상의 생물 물질로 오염되었다면 L-형의 아미노산만 검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운석에서 검출된 아미노산에는 D - 형과 L- 형 두 가지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태양계 밖에서도 유기분자가 발견된다. 메탄, 포름알데히드, 메탄올, 에탄올, 아세틸렌 및 다수의 유기분자들이 우주 공간에 분포한다는 사실이 전파천문학에 의하여 밝혀졌다. 그러므로 유기분자들과 그 선구물질들이 지구상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록 우리가 생물체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성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생명의 기원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는 메꾸어야 할 틈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단순한 구성성분들이 모여 하나의 생명체를 만드는 과정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간단한 유기분자들의 합성과정과 생명출현의 초기와의 틈을 연결시키는 여러 가지 단계들을 실험실내에서 재현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RNA 분자에서 시작했을까

모든 대사작용은 효소에 의하여 촉진되며,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효소는 단백질로 밝혀져있다.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가 mRNA로 전사되어 단백질 합성과정의 유전정보로 해독된다. 바로 여기에 닭이 먼저이냐 달걀이 먼저이냐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실제로 모든 생화학반응에 관여하는 DNA와 RNA의 합성과정에는 단백질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핵산이 없으면 단백질이 합성될 수 없고 또한 단백질이 없으면 핵산이 만들어질 수 없다.


최근에 효소기능을 가진 일부 RNA 분자가 밝혀짐으로써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RNA 분자는 생명현상에 꼭 필요한 두 가지 특성, 즉 정보 저장과 촉매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분자이다. 대부분의 진핵세포 유전자는 RNA 로 전사되는 엑손(exon)과 함께 인트론(intron)을 갖고 있다. 1차적인 전사 가공과정에서 인트론을 제거하고 엑손들을 연결하여 mRNA를 만들어 유전정보가 해독될 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 연구된 대부분의 유전자 가공반응은 효소단백질이 촉매한다. 그러나 섬모를 갖는 원생동물의 일종인 Tetrahymena에서는 리보솜 RNA(ribosomal RNA)가 직접 유전자 가공반응을 촉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리보자임 (ribozyme; Thomas Cech에 의하여 밝혀졌는데 그는 이 업적으로 1989년 노벨상을 수상함)이 발견된 이후 짧은 올리고 뉴클레오티드를 리보자임 자신의 상보적 결합체로 정확히 조립하는 반응을 촉매할 수 있는 리보자임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낸다. 이렇게 합성된 분자는 효소와 유전자 주형의 기능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다. 원리적으로 볼 때 생물의 기본적 기능은 RNA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후 (1) 단백질이 대사작용의 촉매기능을 이어 받았고, (2) DNA가 유전정보의 저장기능을 이어 받게 되었다. 이러한 RNA 분자 본래의 기능에 대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몇 가지 증거이다.


1. 생체내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다양한 보조인자는 리보오스를 기본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예로서 NAD, FAD, coenzyme A, ATP, cyclic AMP 및 GTP 등이 있다.


2. 실험실에서 비생물적 방법으로 리보뉴클레오티드를 합성하는 것은 데옥시리보뉴 클레오티드를 합성하는 것보다 쉽다.

 

3. 세포내의 모든 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는 선구물질인 리보뉴클레오티드에서 합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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