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품종의 육성
비록 유전공학적 방법이 내병충성 작물품종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였지만 현재 재배되고 있는 내성 품종의 대부분은 교배육종(交配育種)방법으로 얻어진 것이다. 내충성 유전자도 수확량, 색깔, 단백질 함량과 같은 질적인 유전인자와 함께 국내 재래품종에 교배, 도입되었다. 페루의 사탕수수밭에서 자라고 있는 야생 토마토는 여러 곰팡이 질병에 내성이 있어 상업적으로 재배품종에 활용되었다. Hessian 파리에 내충성인 밀의 품종도 개발되었다(Hessian 파리는 밀에 치명적인 해충으로 미국 독립전쟁 당시 영국용병으로 참전한 독일 Hess 주 출신 군인의 침구 속에 들어 있는 밀짚에 의하여 미국에 전파되었다고 함). 진딧물에 내성인 알팔파 품종이나 옥수수의 이삭벌레, 뿌리벌레, 나무좀 등에 내성을 갖는 품종은 모두 교배 육종방법으로 얻어진 산물이다.
밀, 귀리, 보리와 같은 곡류작물의 내병성 품종이 육성되었다고는 하지만 이것으로 병의 피해를 영구히 회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화학살충제의 사용이 내성 해충의 출현으로 무력화되어 왔듯이 곰팡이에 내성인 품종을 육성하면 이 품종에 또다시 기생할 수 있는 새로운 돌연변이 계통이 나타난다. 식물 육종가들이 중단없이 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는 병해충과의 싸움에서 한 단계 빠른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이로써 농부들은 병충해로 죽어 가는 구품종을 내성이 강화된 신품종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국내 재래종 귀리와 '것에 기생하여 사는 곰팡이의 출현 빈도를 나타낸 것이다.
1970 년 미국에서는 기생충이 숙주가 지닌 내성을 무력화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1970년 이전에는 남부지방에서 곰팡이의 일종인 Bipolaris maydis 에 의하여 야기된 옥수수 잎마름병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잡종 옥수수 품종은 이 병에 내성이었으나 필리핀에서는 이 병의 변종에 감수성이었다. 1969년 플로리다주에서 Bipolaris에 의한 옥수수 피해가 점차 확대되었는데 이는 아마도 필리핀에서 발견된 변이균처럼 새로운 돌연변이균이 나타났기 때문일 것이다. 1970년에는 이 새로운 변종이 멕시코만을 휩쓸고 플로리다로 옮긴 후 중서부지방, 캐나다까지 번지기 시작해 어느 지역에서는 곡물의 50% 이상이 손실되었다. 이로 인하여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의 15%가 감소되어 약 10억 달러의 손해를 가져 왔다. 이러한 사실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즉 숙주가 내성을 갖는 것은 항상 일시적이며 유전적으로 단순한 작물을 넓은 면적에 재배할수록 병이 유발될 위험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교배에 의한 방법이나 혹은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육성된 내성 품종은 사람과 동물들이 먹기에 안전한지 확실하게 검증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해충에 내성인 감자품종이라 하더라도 포유동물들에게 허용될 수 없을 만큼 독성이 들어 있다면 상업적 재배는 포기되어야 한다. 식물들은 초식(草食)동물과 수백만 년간에 걸쳐 공존해 오는 동안 화학적 방어기작을 스스로 갖추게 되면서 포유동물과 곤충에게 유독한 물질을 합성하게 되었다. 가공되지 않은 몇 가지 음식물에서 Ames 검사법에 반응하는 물질들이 들어 있었다.
웅성불임기술
해충방제방법으로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의 하나는 웅성불임기술(雄性不姙技術,sterile male technique)인데 가축에 심한 해를 주는 나사벌레 (screwworm fly)에 처음 적용되었다. 이 파리의 암컷은 동물의 상처에 알을 낳고, 알이 부화해서 유충이 나오면 숙주의 조직을 먹고 자라는데 이렇게 되면 산란공간이 확대되어 결국 숙주는 죽게 된다. 미국 남서부에서 이 해충이 방제되기 전에는 연간 2천만 달러에 해당되는 가축피해가 있었다. 실험실내에서 사육된 나사벌레에 감마선을 조사하여 불임성으로 만든 다음 자연집단에 방산시키면 해충을 박멸할 수 있다. 불임성은 실험실내에서 파리에 충분한 양의 감마선을 쪼이되 교배능력은 그다지 감소되지 않도록 만든다.
첫 방제실험으로써 1958년 플로리다와 그 인접주에서 매주 5천만 마리의 불임성 파리를 항공기로 방산하였다. 성공여부는 불임된 수컷의 크기가 좌우한다. 일정 면적당 불임된 수컷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연집단내에서 정상적인 암컷이 불임된 수컷과 교배될 확률이 높아진다. 일단 교배가 되면 암컷은 한번만 교배하여 불임성 알을 낳게 되므로 이후의 생식은 중단되어 자손이 생기지 않는다. 이리하여 1959년 미시시피강 동부지방에서 해충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이제 남서부에서 실시된 나사벌레 방제사업에 주목해 보자. 이 벌레는 멕시코에서 월동하다가 이듬해 봄이 되면 국경을 넘어 소를 방목하는 남서부주로 이동해 오므로 방제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그렇지만 멕시코까지를 방제계획에 포함시킴으로써 1991년 나사벌레는 마침내 두 나라에서 방제되었다. 이 성공에 고무되어 다른 해충들에게도 웅성불임기술이 적용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 막대한 피해를 주던 초파리(Drosophila와 다른 종)의 일종인 “medfly"를 방제하는 데에도 이 방법이 효과적이었음이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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