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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logy World

시각정보인식과정

by N.biologists 2022. 7. 6.

시각정보인식과정


여러 면에서 인간의 뇌는 “black box"로 남아있다. 현재 우리는 뇌 속으로 무엇이 들어오고 무엇이 나가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을 뿐, 실제로 뇌 속에서 무엇이 실제적으로 진행되는지 거의 모르고 있다. "뇌에 전달된 자극을 어떻게 다루는가?” “뇌가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이러한 의문들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으나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에 대한 뇌의 인식과정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많이 되어 있다. 시각정보전달과정은 눈에서 시작되며, 망막(retina)은 뇌의 일부가 뻗어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관심있는 뉴우런의 신경흥분에 대하여 연구할 때 21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뉴우런에 미세전극을 꽂아 자극실험을 한다. 망막에 있는 시각수용체인 간상체 (rod)와 추상체(cone)는 여러 종류의 연결뉴우런과 시냅스를 형성하며 이 연결뉴우런은 다시 신경절세포(ganglion cell)와 시냅스를 형성한다. 신경절세포의 축색은 시신경(optic nerve)을 이루어 뇌를 자극한다. 그러나 각 시각수용체는 바로 뇌로 들어가는 회로를 형성하지 않는다. 우리 눈 한쪽에 약 10 개의 간상체와 추상체가 있지만, 시신경에는 약 10개의 신경절세포축색만 갖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하나의 신경절세포는 많은 수용체세포로부터 자극을 받아들인다.

 

Stephen W. Kuffler 는 정교한 전극을 하나의 신경절세포에 꽂고 망막에 빛을 주면서 시각인식과정의 초기단계를 살펴보았다. 밤에도 신경절세포에는 느리지만 일정한 흥분이 일어나는데, 분산된 빛을 쪼일 경우에는 이 흥분속도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소량의 광선의 초점을 망막에 맞추면 신경절세포의 흥분속도는 감소하거나 증가한다. 즉 빛이 망막의 좁은 원 부위에 비춰지면 신경절세포는 활동이 증가하고, 좁은 원의 동심원 부위에 빛을 비추면 활동이 감소한다. (2) 위의 결과와 반대 경우도 있다. 따라서 "off" 영역에 빛이 비춰지면 연결뉴우런이 자극되어 신경절세포(“on” 영역에 의해서 자극받는 세포)에 신경억제전달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산란된 빛으로 “on"과 “off" 영역을 모두 비추면 두 가지 현상이 서로 상쇄된다. 따라서 시신경은 단순히 빛이 눈에 들어 왔다는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빛의 명암 대조에 관한 정보도 뇌에 전달하는 것이다.


시신경의 축색은 전뇌 기저부의 가운데를 거쳐 시상하부의 일부인 측뇌슬체(lateral geniculate body)(그림 22.8)로 가서 연결뉴우런과 시냅스를 형성하고 최종적으로 뇌피질의 시각령(visual cortex)으로 들어가게 된다. Kuffler와 공동으로 일하던 David H. Hubel과 Torsten N. Wiesel은 시각령에서 일어나는 시각정보처리과정을 연구하였다. 그들은 조사하는 부위에 미세전극을 꽂고 실험동물 (고양이와 원숭이) 정면에 스크린을 두고 스크린에 상을 비추는 실험을 하였다. 이때 실험동물의 눈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동물을 마취시켰다. 이러한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측뇌슬체세포는 신경절세포가 반응한 것과 거의 똑같이 반응을 나타내나, 시각피질에서는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즉 측뇌슬체로부터 제일 먼저 자극을 받은 시각피질세포는 둥근 불빛의 초점에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오직 스크린의 장방형 빛이나 어두움 또는 빛과 어두움 사이의 장방형 공간에만 반응하는 것이다. 자극이 스크린의 한 지점에 국한되어 한각도로 주어질 때 1개의 피질세포가 반응하게 된다(그러나 하나의 피질세포에 효과적이지 못한 위치라 할지라도 다른 피질세포에 대해 효과적일 수 있다). 피질세포는 일렬로 배열되어 있는 다수의 측뇌슬체세포로부터 오는 자극을 받을 때만 흥분된다고 가정한다면, 피질세포가 장방형 자극에 우선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Hubel과 Wiesel은 시각피질의 다른 곳에서도 전극을 꽂아 조사한 결과, 조절작용을 지닌 또 다른 연결뉴우런이 많이 있으며, 뉴우런간에 더 복잡한 시각반응이 존재함을 제시하였다.


뇌에서 시각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완전히 밝혀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어떻게 뇌가 색과 깊이를 인식하는지, 어떻게 보이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지 좀더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뇌의 연결뉴우런이 수행하는 하나의 필수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고 있다. 시각정보처리수준에서 보면 많은 연결뉴우런으로 들어온 정보는 하나의 경로를 통하여 나가게 된다. 시각정보 처리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약간의 시각정보는 선택적으로 소멸된다. 예컨대 맨 처음 자극을 받는 피질세포는 많은 측뇌슬체세포가 동시에 흥분될 때만 그 자극을 받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그 자극은 시냅스에서 사라져 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뇌는 각 단계마다 여러 자극을 여과하며, 이로써 대단히 복잡하게 들어오는 자극을 구별하여 인식하게 된다. 시각인식조절과정에 대한 이러한 선구자적 업적으로 포유류의 뇌는 특정 신경회로에서 발생한 특정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집중적 회로(converging circuit)를 따라 지나가는 신경흥분의 시간적, 공간적 체계에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시각정보처리에 대한 연구결과의 중요성이 인정되어 1981년 Hubel과 Wiesel에게 노벨상을 수여되었으나 1980년에 작고한 Kuffler에게는 너무 늦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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